▶ 주정부 계약사업 진출 방법 상세 안내…웹스(WEBS) 등록부터 비딩까지 단계별 설명
▶ PSE·시애틀시, 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효율화 지원책 소개…조명 교체부터 EV 충전소까지
▶ “한인 세탁업·유통업체들 협력해 정부계약 참여 기회 넓혀야” 제안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KACCWA 회장 은지연, 이사장 데니엘 윤)가 9월 첫째 주 토요일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한인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층적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들이 종합적으로 소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명규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미팅은 예년과 달리 세 가지 주요 주제를 다루는 풍성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주정부 계약사업 진출 전략, PSE(퓨젯사운드에너지)의 에너지 효율화 프로그램, 시애틀시의 그린 비즈니스 지원책이 차례로 발표되며 참석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 주정부 계약의 문이 활짝…체계적 접근법 제시
미팅의 첫 번째 순서로 진행된 주정부 계약사업 설명은 그동안 한인 사업체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진입 방법을 제시했다. 발표자는 워싱턴주 정부가 단일 구매자로서는 주 내 최대 규모라며, “볼펜 한 자루에서부터 시작해서 커다란 냉난방기, 각종 장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주정부 구매는 DES(Department of Enterprise Services)를 통해 이뤄지며, 이 부서의 홈페이지에서 ‘Sell to the State’ 탭을 클릭하면 ‘Bid Opportunity’ 섹션에서 다양한 구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건설부터 각종 세부 사항, 대학 관련 구매까지 폭넓은 카테고리가 제공된다.
특히 웹스(WEBS, Washington’s Electronic Business Solution) 등록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어떤 제품을 주정부에서 구매하겠지라고 생각해서 직접 연락하면 대답하지 않는다”며 “웹스 등록을 해야 주정부에서 해당 기업과 제품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웹스 등록 후에는 오히려 주정부에서 정기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계약 기회를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웹스 사이트에서는 ‘Search Opportunities’ 기능을 통해 클리닝, 조경(landscaping), 페인팅, 사무용품, 의료기기 등 특정 키워드로 관련 사업 기회를 검색할 수 있다. 각 계약 정보에는 게시일(Date Posted), 마감일(Date Close), 계약번호, 예상 금액(Estimate Value) 등 상세 정보가 포함되며, RFP(Request for Proposal) 문서를 통해 제안서 작성 방법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계약 사례로는 ▲린넨 세탁 서비스(Linen Laundry Service) ▲신선 과일·채소 유통(Fresh Fruit Vegetables, 연간 1천만 달러 규모) ▲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 ▲여행 관련 업무 ▲보험 관련 서비스 등이 소개됐다. 발표자는 “신선 농산물 유통의 경우 연간 규모가 1천만 달러인데, 현재 웨스턴 워싱턴 지역은 중국계 업체가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며 “소규모 비즈니스라도 5~10%만 참여해도 상당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 실제 성공 사례로 증명된 효과
특별히 주목을 끈 것은 실제 경험담이었다. 데니엘 윤 이사장은 “저도 웹스에 가입했더니 관련 업종에 대한 오프닝이 있으면 이메일이 잊어버리지 않을 만큼 종종 온다”며 “실제로 어플라이를 해봤는데 시스템이 되게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다”고 증언했다. 또 오명규 뷰회장은 마사지 체어 판매 경험을 공유했다. “DES 엔터프라이즈 서비스에서 일하는 분이 ‘스테이트에서는 잘 안 사는 럭셔리 아이템 중 하나가 마사지 체어’라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웹스에 등록했더니 정말로 대학에서 연락이 와서 7개를 판매하게 됐다. 진짜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았다”는 경험자의 정보를 공유했다. HVAC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더욱 구체적인 성과를 공유했다. “3~40달러 정도 되는 작은 센서 하나에서부터 거의 5만 달러 정도 되는 대형 보일러까지 도서관에 납품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웨스턴 워싱턴 지역만 담당하겠다고 했는데 스포케인에 있는 라이브러리에서도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의 경우 현재 HVAC 부품 계약에서 4개 회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전체 구매 규모가 250만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른 회사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골리앗들”이라며 “그중에서 저희가 10%나 5%만 해도 크게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 진입장벽 극복을 위한 협력 방안 제시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는 실질적인 진입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회장단은 “실질적으로 한인들에게 이거를 적용하려면 포커스가 안 돼 있다”며 “그냥 맘앤팝 비즈니스를 하는데 정부 계약까지 들어가기에는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비딩까지 하기에는 능력이 안 된다”고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탁업을 하는 분들이나 유통업을 하는 분들이 서로 뭉쳐서 어떤 한 분이 대신해서 비딩을 받고, 그 비딩을 받은 것을 서로 나눠서 가지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또한 계약 기간이 보통 3년+2년(총 5년)이라는 점을 활용해 장기적 준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지금 현재 내 비즈니스의 계약 오프닝이 없다 하더라도 기존 계약 정보를 확인하고, 그 계약이 언제 끝나는지 파악해서 1~2년 동안 미리 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PSE의 파격적 에너지 효율화 지원

두 번째 주제로 PSE의 캐롤라인 김 담당자가 발표한 에너지 효율화 프로그램은 참석자들에게 즉각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노후 건물의 전기화(electrification), 무료 조명 교체, EV 충전소 설치 등 다양한 무료 서비스가 소개됐다. 조명 교체 프로그램의 경우 형광등을 LED로 완전 무료 교체해준다. “재료비, 인건비 모두 무료”라며 “최근 광역시애틀한인회(Greater Seattle Korean Association)의 모든 조명을 LED로 교체해줬는데, 이제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고 조명도 훨씬 밝아졌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운영하는 세탁업과 호텔업에 대해서는 특별한 혜택이 제공된다. “세탁업은 전력(kilowatt) 사용량이 많고, 150개 객실 이하의 호텔도 대상”이라며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최대 150개까지 무료로 설치해준다”고 설명했다. EV 충전소 설치는 더욱 파격적이다. PSE가 재료비, 인건비, 허가비용을 모두 부담하며, 10년 또는 30년 임대계약을 통해 절약분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주차 공간이 하나만 있어도 설치 가능하며, 최대 20개까지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업주는 충전소를 직접 운영할 수도 있고, 제3자 운영업체에 맡길 수도 있다. 직접 운영 시에는 고객 충전 요금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제3자 운영 시에는 임대료 형태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캐롤라인 김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EV 충전소 하나를 설치하는 데 산업용 기준으로 1천 달러 정도 들고 유지보수비도 별도”라며 “PSE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이런 비용 부담 없이 설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맞춤형 그린 비즈니스 지원과 실생활 팁

마지막으로 시애틀 퍼블릭 유틸리티(SPU)의 이하나 담당자는 그린 비즈니스 프로그램과 함께 실생활에 직결되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엔바이러먼트 스타(Environment Star) 인증 프로그램은 시애틀에만 국한되지 않고 워싱턴주 전체에서 활용할 수 있다. “푸젯사운드 에너지나 워싱턴주 자체에도 엔바이러먼트 스타 프로그램이 있어서 시애틀 외 지역 비즈니스도 인증을 받고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용적인 정보로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배수관 관리 교육이었다. “FOG(Fat, Oil, Grease)라고 하는 기름기나 지방이 배관을 막으면 플러머 비용이 수백 달러씩 든다”며 구체적인 예방법을 제시했다. 놀라운 것은 우유나 코코넛 밀크도 하수구에 버리면 안 된다는 점이었다. “우유를 하수구에 부으면 안 되는 걸 저도 몰랐다”며 “카레 만들 때 쓰는 코코넛 밀크 같은 것도 휴지로 닦아서 쓰레기로 처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화장실 관리에 대해서도 “요즘 플러셔블(flushable)이라고 해서 변기에 넣어도 된다고 판매하는 제품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특히 오래된 건물은 배수구가 가늘어서 쉽게 막힌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런 교육은 학교, 단체, 사업장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한국어 지원과 맞춤형 프로그램 확대 계획
양쪽 발표자들은 한인 커뮤니티의 언어 장벽을 고려한 특별 지원책도 예고했다. PSE의 캐롤라인 김 담당자는 “한국어 통역이 포함된 교육 세미나를 한인상공회의소와 협력해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팟캐스트나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활용해서 세탁업, 호텔업, 식당업 등 업종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며 “인스타그램 릴스나 30초 짧은 영상으로 핵심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참석자는 “PSE 고객이 아닌 경우에도 이런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지” 질문했는데, 캐롤라인 김 담당자는 “PSE 서비스 지역 내에 있으면 고객 전환 후 즉시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 향후 계획과 기대효과
미팅을 마무리하며 은지연 회장은 “PSE와 지속적으로 협력해서 더 많은 한인 소상공인들이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정보를 한 자리에서 이렇게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유익했다”며 “특히 정부계약 부분은 전혀 몰랐던 영역인데 구체적인 방법을 알게 되어 도전해볼 의욕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식당 운영자는 “배수관 관리 정보만으로도 앞으로 플러머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런 실생활 팁까지 제공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상공회의소는 이날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향후 업종별 맞춤형 정보 세션을 기획하고, 정부계약 진출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출처 : 시애틀코리안데일리(http://www.seattlekdaily.com)